영화 '인 디 에어'로 알아보는 천만 마일 이야기

영화 '인 디 에어'의 천만 마일 달성은 허구일까? 아메리칸 항공의 컨시어지키 프로그램과 실존 메가 마일러들의 이야기를 통해 천만 마일의 현실을 탐구한다.

에디터나인·
#인디에어#마일리지#아메리칸항공#천만마일#컨시어지키#톰스튜커#프레드핀

영화 인 디 에어의 주인공 라이언 빙엄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천만 마일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라이언은 1년에 270일간 출장을 다니며 마일리지를 모으고 있고, 이미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컨시어지키 카드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알렉스와의 처참한 결말 뒤 홀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토록 바라던 천만 마일을 달성합니다. 승무원들의 축하 속에 수석 기장이 옆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며 손수 전세계에서 7번째 천만 마일러인 라이언 빙엄의 이름이 새겨진 카드를 건네주죠. 이런 제도는 실제로 있는 것일까요?

비행기일정판앞에 한 비즈니스맨이 등지고 서있다

항공사 마일러 제도와 컨시어지키

영화에서처럼 천만 마일러를 위한 혜택이 따로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많은 항공사들이 밀리언마일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인 디 에어에서의 아메리칸 항공은 아메리칸 항공 AAdvantage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료 업그레이드나 우선 탑승, 무료 위탁 수하물 서비스가 혜택으로 주어지고, 누적 100만에서 500만 마일을 달성하면 각각 AAdvantage Gold부터 Executive Platinum까지의 등급을 평생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등급과 별개로 영화 초반부에서 라이언 빙엄이 공항에서 체크인할 때 줄을 서지 않고 프리패스하는 장면과 알렉스와의 첫 만남에서 서로 호텔과 렌터카 등의 멤버십 카드를 자랑하는 장면에서 컨시어지키 카드가 등장합니다.

알렉스는 이 카드를 보고 무척 감탄하는데요, 컨시어지키(ConciergeKey®)는 자동으로 부여되는 승급제가 아니라 아메리칸 항공 내부의 자체적인 심사를 거쳐 극소수의 최우수 VIP 고객에게만 항공사 측에서 먼저 멤버십을 제안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컨시어지키 멤버에게는 일등석 승객이나 1그룹(Group 1)보다 더 먼저 최우선 탑승 혜택을 제공하고, VIP 전용 체크인 공간은 물론 국내선 탑승 시에도 전 세계 주요 공항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공항 라운지 네트워크인 Admirals Club 멤버십이 무료로 제공됩니다.

실제와 다른 점이라면 전통적인 형태의 플라스틱 멤버십 카드 대신, 회원들에게는 은퇴한 항공기의 금속으로 특별 제작된 한정판 실물 러기지 택(Luggage Tag)이나 최고급 초콜릿 세트 같은 깜짝 실물 선물이 우편으로 제공된다는 것입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비행기

실존하는 천만 마일러들

하지만 영화의 결말부에 등장하는 천만 마일러를 위한 특별카드나 제도는 따로 명확히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극 중에서 기장은 빙엄에게 천만 마일러 중에 가장 젊다면서 어떻게 그런 시간이 났느냐고 묻습니다.

천만 마일은 지구를 약 400바퀴를 도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기록입니다. 매일 하루에 1만 마일(약 14시간)씩 비행한다고 해도 3년 가까이 걸리는 시간이니 보통 사람은 평생을 바쳐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시간과 비용을 고려했을 때 영화에서 전세계에 천만 마일을 달성한 사람을 7명뿐이라는 극적인 장치를 해둔 것은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 항공사마다 최소 수십명 이상의 천만 마일 돌파 고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로 수십 년간 매주 대륙을 횡단한 글로벌 비즈니스 컨설턴트나 다국적 기업 임원들입니다.

항공사들은 개인정보 보호와 VVIP 예우를 위해 해당 회원들의 정확한 명단이나 총원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글로벌 항공사들의 최상위 고객 데이터를 모두 합치면 천만 마일러는 최소 수백 명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잘 알려진 메가 마일러 여행자의 대표적인 사람은 바로 톰 스튜커 입니다. 그는 1990년, 유나이티드 항공이 판매한 29만 달러 짜리 평생 무제한 탑승권(Lifetime Pass)을 구매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에만 달까지 6번 왕복할 거리를 비행했으며, 침대에서 자지 않고 12일 연속으로 비행기만 타고 세계를 돌아다닌 적도 있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현재 그는 2300만 마일 이상을 비행했으며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기네스북이 공인한 '비행기를 가장 많이 탄 사람'인 프레드 핀도 천만 마일러입니다. 그는 약 1,505만 마일 이상의 누적 탑승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를 무려 718회나 탑승한 사람입니다. 콩코드 여객기의 첫 비행과 마지막 비행을 모두 함께한 걸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천만 마일, 외로운 훈장

이렇게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결코 쉽지 않은 것이 바로 천만 마일 탑승입니다. 빙엄은 대기록인 천만 마일을 달성한 뒤의 다음 계획이라고는 없었습니다. 나탈리가 지적한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그가 해고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분노하지만 마지막에는 가족들의 사랑과 지지로 버텨내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빙엄에게는 아무도 없습니다. 처음으로 함께할 사람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에 불과했습니다. 알렉스에게 빙엄은 그저 가끔 일탈을 즐길 상대이자 엑스트라일 뿐이었습니다. 이제 빙엄의 표정에는 그토록 꿈꾸던 천만 마일을 달성한 기쁨도, 다시 출장길에 오르는 반가움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전용 콜 센터로 직통되는 번호가 적혀있는 빛나는 천만 마일 카드는 고독한 그의 삶에 주어진 쓸쓸한 훈장일 뿐입니다.

빙엄은 공항의 비행기 일정이 적힌 안내판인 솔라리보드 앞에 마주섭니다. 나탈리가 말한 것처럼 아무 비행편이나 골라서 훌쩍 떠나게 될까요? 그가 그동안 맹목적으로 좇았던 목표 너머에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길 바랍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을 해고하며 떠나보냈던 빙엄은 이제 더 이상 비행기 안의 삶만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천만 마일을 달성한 그에게 이제 목표는 얼마큼 갈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에 머물 것인가일지 모릅니다.

인용 출처

  1. American Airlines AAdvantage Terms and Conditions
  2. Channel News Asia: Tom Stuker United Airlines Million Miles
  3. Airline Reporter: Interview with the World's Most Airline-Traveled Man Fred Finn

Film인 디 에어 (2009)

(Up in the 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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